본문 바로가기
주식, 투자, 경제적 자유

Early Retirement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by allrevu 2018. 12. 10.

얼마 전에 FIRE 족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에 대한 뉴스 기사들이 나왔고, 블로그에 관련 글도 하나 올렸었다.


FIRE 족은 간단히 말하자면 극도로 지출을 줄여서 최대한 많은 자금을 모은 뒤, 이자나 투자수익만으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해서 일찍 은퇴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2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1. 수입이 많을 것 (일찍 은퇴할 만큼의 자금을 모으려면 고소득자여야 할 것이다)

 2. 지출을 낮게 유지할 수 있을 것 (병원비 등으로 많은 지출이 발생하지 않을 것)


그런데 위의 2가지 전제를 고려하더라도 일찍 은퇴함에 있어서는 약간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를 간단히 살펴보자.



1. 투자수익, 물가율은 변동 가능한 수치이며 예측할 수 없다.


즉, 만약 은퇴 후 주식투자나 부동산 월세 등을 받아서 생활비를 충당하고자 한다면, 그러한 주식투자 수익이나 월세 수익에 변동이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부동산 월세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공실이 생기는 등의 이슈가 있을 수 있다.


한편, 은행이자를 받아서 먹고 산다면 좀 더 안정적이겠으나, 이자율 역시 변동 가능한 수치이다.

특히 이자율은 예전에는 10% 이상의 높은 수치였지만 계속 떨어져서 2018년 현재 예금 금리는 2% 남짓에 불과하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이자율이 좀 더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더 떨어지는 상황도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리고 2% 남짓의 이자율이 유지되고 그 2%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물가율이 어떻게 변할지 역시 알 수 없다.

이자율이 2%여도 물가인상이 4%라면 사실상 2%의 손해를 보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이자생활자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킬 수 있는 원인들이다.



2. 지출 역시 예측할 수 없는 점이 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돈을 쓸지 예측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 일은 어찌될지 모르고, 뜻밖의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큰게 건강 관련 문제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러 질병이 발생하고, 병원비가 늘어날 수 있다.

보험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되겠지만, 전부 커버가 어려울 수 있다.


그 외에도, 자녀를 키우거나 한다면 더더욱 앞으로의 지출을 예측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른 은퇴를 생각하는 사람은 보통 미혼이거나 딩크족인 경우가 많은 것 같기는 하다)



3. 일을 통해 얻는 충족감이 존재한다.


대체로 사람은 자신이 사회에서 쓸모있다는 느낌을 받기를 원하며, 소속감을 원한다.

매슬로의 인간 욕구의 5단계 중에도 소속의 욕구 및 존경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점이 있다.

물론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피로가 그러한 욕구를 뛰어넘는 경우가 많지만,

직장생활을 함으로 인해 얻게 되는 심리적 장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회사에서는 높은 지위에서 왕성하게 일하던 분들이, 은퇴 뒤에는 직장에 다닐 때와는 전혀 다르게, 생기와 의욕이 없이 살아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그 사람의 개인 생활이 지나치게 회사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은퇴 후의 생활을 미리 계획하지 않은 잘못도 있겠지만,

어쨌든 직장생활에서 얻는 심리적 충족감이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것이다.


만약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면, 회사나 직무를 옮기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이직보다 은퇴가 더 나은 답은 아닐 수도 있다.



4. 업무 경력이 단절되면 그 전과 같은 대우를 받기 어렵다.


은퇴를 한 뒤에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보면, 경제적 상황의 변동이나 갑작스런 지출 증가로 인해, 혹은 은퇴 후의 무료함으로 인해, 다시 업무를 하고 싶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업무 경력 단절이 길어지면, 이는 재취업시 상당한 페널티로서 작용하며, 그 전과 비슷한 대우를 받으면서 재취업을 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여러 산업이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더더욱 재취업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완전히 은퇴를 하고 별도의 경력을 유지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risk가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은퇴를 결정할 때에는 필요 생활비나 수익률 등을 보수적으로 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보통 한달에 200만원 정도 생활비를 쓴다고 하자. 그리고 지금 내가 주식투자를 해서 연 5% 정도 수익을 얻고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연 수익 5% 기준으로 월 200만원이 나오려면 대략 5억 정도가 있으면 된다.

하지만 5억을 모았다고 해서 은퇴를 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딱히 구체적인 근거는 없지만, 나의 현재 생활비 및 무위험이자를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한 뒤, 최소한 그 1.5배~2배 정도의 자산을 모은 뒤에 은퇴를 고려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