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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경제적 자유

지금이 가상화폐를 구입할 시기일까?

by allrevu 2018. 12. 11.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코인에 투자한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아직 코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쯤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2018년 12월 11일 현재 비트코인은 400만원이 깨졌고, 이더리움은 10만원 깨졌다가 10만원 초반에서 간당간당하게 놀고 있다.

비트코인 최고점이 2800만원, 이더리움 최고점이 250만원 정도였던걸 고려하면 1/10, 1/20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른 잡코인들은 더 심한 경우도 많고.


[이더리움 일봉. 2018년 초에 250만원까지 갔다가 지금 10만원. ....]



나도 코인에 투자했다가 지금 -95%에 달하는 망테크에 접어든 바 있다.

다행히 원금이 전체 자산 중 1% 정도, 1~2달 월급 정도여서 인생에 큰 지장이 발생하는건 아니다만, 그래도 적지 않은 돈이라 속이 쓰리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자산은 떨어질 때 사고, 오를 때 파는게 바람직한 투자 타이밍이다.

가상화폐는 지금 굉장히 떨어진 상태인데, 그러면 지금 사는게 좋을까?


나는 아직 가상화폐를 살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산이 떨어질 때 사고, 오를 때 파는게 좋다는 것에는 하나의 전제가 있다.

'자산은 계속 떨어지지도 않고, 계속 오르지도 않는다'

자산이 계속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산에 기본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같은 회사의 주식이라면, 반도체 업황이나 스마트폰 업황 싸이클에 따라 영업이익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대한 기술, 장비, 인력 등을 갖추고 있고 사업을 지속하여 계속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므로 업황 싸이클이 호황으로 바뀌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강남 부동산이라면, 이 역시 정부 정책이나 분양/재건축 등의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이 변동할 수는 있겠으나, 강남이라는 위치가 갖는 교통/학군/직주근접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면 가격이 계속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도 대기 수요자는 많은 상황이라고 본다.)


그런데 코인의 가치는 무엇인가?


코인의 가치는 분산 장부를 통해 특정 정부나 관리자의 제어 없이도 거래를 증명하고 통화량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 같다. 뭐 이와 같은 취지는 나름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와 같은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경제적으로는 얼마나 효용을 주는 것일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나, 강남 부동산의 아파트는, 내가 갖고 있으면 그만큼의 효용을 주며, 그에 따라 돈을 내고 내가 구입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인을 통해 국가 제어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는게 나에게 어떤 효용을 주는가?

마약 구매 같은거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게 잘 없다.

일상 생활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간단하게 구매를 할 수 있다..라면 효용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신용카드 시스템이나 카카오페이 등을 통해서도 쉽고 빠르게 물건의 구매가 가능하고, 심지어 코인을 통한 구매가 더 쉽거나 수수료가 더 싸지도 않다.


아마 국가에서 제대로 된 화폐 시스템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테면 아프리카 같은 곳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가치가 있을 것 같다.

근데 내가 아프리카에 사는건 아니잖아.

코인은 이미 문명화된 사회에 사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꽤나 많은 Decentralized app이 나온 것 같은데 제대로 실용화된 사례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기껏해야 crypto kitty 정도가 알려져 있는 것 같지만 그나마도 현재는 이용자가 매우 적다고 들었다.


향후에 블록체인을 이용한 가치있는 app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마 지금도 원본 증명 시스템 같은 것에는 적용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코인의 가치나 효용이 어떠한지가 매우 불분명하다. 앞으로 어떤 분야에 쓰이고 일반인에게 어떤 경제적 효용을 줄지 불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으로서는 코인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코인이 앞으로 새로운 효용을 창출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불분명한 현재 상황에서는 코인을 살 이유가 없다.

즉, 가상화폐는 더 떨어지면 사는게 아니라, 어떤 효용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분명해지면 사야 한다.

어떤 효용을 창출할지, 어떤 가치를 갖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가상화폐의 가치는 그냥 0에 수렴할 위험도 있는 것이다.


아마 내가 코인을 사기 전에 위와 같이 생각을 했다면 코인에 많은 돈을 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2017년 말, 2018년 초의 광풍에 휩쓸려서 나도 이성적 사고를 못한 채로 꽤 많은 돈을 넣어버리고 말았다. (주위에 누가 몇 억 벌었다더라 하는 얘기가 결정적이었다)

그러니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투자를 할 때에는 남 얘기에 너무 홀리지 말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투자하도록 노력하자.